주제:9급 (영어) 체류 (자격) (안내문)
월요일 오전 9시, 출입국·외국인청 민원실 (문) 이 (열리자) 대기석이 금세 (찼다) . (번호표) 기계 앞에는 벌써 스무 명이 줄을 섰다. 올해 새로 (도입한) 기계라 아직 (헤매는) 분이 (많다) . 기계 앞은 잠깐 혼란이었다. 천장 스피커에서는 (방송) (안내) 가 흘러나왔다.
나는 문하린, 스물일곱 살, 이곳 9급 신입이다. 들어온 지 다섯 달, (행정) 일로는 아직 (초보자) 다. 목에 신분증을 걸고 안내 데스크에 (선다) . 온 (민원) 을 (용건별로) 분류해 (맞는) 번호표를 (뽑아) 드리는 게 내 일이다. 데스크 위에는 여섯 나라 말로 된 (유인물) 이 놓여 있다.
체류 자격 변경 창구는 백승호 주무관이 맡고 있다. 8년 차 (숙련된) 직원이다. (서류) 를 (넘기는) (손) 이 빨라서, 오전에만 서른 건을 처리하는 날도 있다. (효율) 로는 민원실에서 그를 (따라갈) 사람이 없다.
10시쯤, 남색 점퍼를 입은 청년이 (데스크) 로 왔다. (회사) 배지가 점퍼 주머니에 달려 있었다.
“ (안녕하세요) . 저는 아디예요. 인도네시아에서 (왔어요) . (비자) … 바꾸고 싶어요. 회사에 (들어가요) .”
(상담) 인지 신청인지 먼저 (여쭸더니) , 서류는 다 (가져왔다고) 했다. 현장 감독님이 같이 오려다가 (공장) 일이 바빠서 못 왔다고 했다.
아디 씨는 지난 2월 국내 (대학) 기계공학과를 (졸업했다) . 현재의 체류 자격은 구직 비자였다. 안산의 (부품) (공장) 이 그를 설계 기술자로 (채용했다고) 했다. 작년 여름 그 공장에서 (인턴십) 을 했고, 공장 관리자가 그를 직접 (추천했다) .
회사 (대표) 는 (마흔 살) 의 젊은 (사업가) 라고 했다. 인사 (부서) 가 따로 없어서, 서류는 대표가 (팩스로) 받아 챙겨 줬다고 했다.
그가 (서류철) 을 열었다. 고용 계약서, (졸업증명서) , 회사 (소개서) 가 들어 있었다. 졸업증명서에는 학교의 (인증) 도장이 찍혀 있었다. 맨 앞에는 외국인청 (누리집) 에서 (내려받은) 영문 안내문이 있었다.
나는 변경 창구 번호표를 뽑아 드렸다. 마침 (대기) 가 (짧아) 아디 씨는 바로 백 주무관 앞에 앉았다.
백 주무관은 졸업증명서를 보고 고개를 (저었다) .
“학사면 (관련) 경력이 1년 있어야 해요. 인턴십 석 달은 경력으로 (인정) 안 합니다. 이대로 내시면 (거절될) 거예요.”
아디 씨의 (얼굴) 이 굳었다. “경력… 1년요? 회사는… (처음) 석 달, (수습생) 이에요.” 4월 1일로 예정된 첫 출근이 걸린 일이었다.
나는 데스크에서 몸을 (돌렸다) . “주무관님, 안내문 뒷장에 학사 관련 (내용) 이 하나 (더) …….”
“하린 씨는 번호표나 뽑아요. 이건 변경 창구 일이에요.”
목소리가 단호했다. 대기석의 몇 사람이 이쪽을 (봤다) . 아디 씨는 안내문을 두 손으로 (쥐고) 있었다.
“아디 씨, 그 안내문 제가 잠깐 (봐도) 될까요?”
“ (네) . 보세요. 저도… 다 몰라요.”
번호표 기계는 옆 직원에게 맡기고, 나는 안내문을 (처음부터) 읽었다. 작년에 (개정된) 네 장짜리였다. 첫 장은 이 (체류 자격) 의 기본 (체계) 를 알려줬다. (고용주) 는 먼저 내국인 채용을 위해 (노력해야) 한다. (임금) 은 같은 일을 하는 직원과 평등하게, 노동자와 (합의한) (금액) 으로 (정해야) 한다.
둘째 장이 백 주무관이 말한 부분이었다. 학력과 (경력) 의 (기준) 이다. 석사 학위가 있으면 경력이 (필요) 없고, 학사 학위만 있으면 (관련) 경력 1년이 있어야 한다. 셋째 장은 제출 서류 목록이었다. (월급) 과 (근무일) , (초과근무) 시간을 적는 (표) 도 있었다.
(핵심) 은 넷째 장 맨 아래였다. 작은 (글씨) 로 한 (단락) 이 더 있었다. 국내 (대학) 에서 학사 학위를 (받은) (사람) 은 경력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다. (다만) (전공) 과 맡을 업무가 (일치해야 한다) . 이 (예외) 를 둔 근거도 한 줄 적혀 있었다. 국내에서 공부한 인재가 한국에서 일하도록 (지원하기) 위해서였다.
나는 졸업증명서를 (다시) 봤다. (기계공학) 학사, 서울의 국립대학이었다. 고용 (계약서) 의 업무 칸에는 기계 부품 (설계) 라고 적혀 있었다. 전공과 업무가 정확히 일치했다. (그제야) (확신) 이 들었다.
나는 안내문과 졸업증명서를 나란히 들고 (변경) (창구) 로 (갔다) . 목소리를 (높이지 않고) , 넷째 장을 펴서 백 주무관에게 (보여줬다) . 안내문은 우리 기관이 직접 만든 것이었다.
“주무관님, 국내 대학 학사는 (경력) (요건) 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(나와) 있어요. 전공과 업무도 일치하고요.”
백 주무관은 넷째 장을 한 줄씩 (읽었다) . 그리고 (자기) 화면에서 (내부) 업무 (지침) 을 열어 같은 조항을 찾았다. 1분쯤 (말이 없었다) .
그가 의자에서 (일어섰다) . 대기석 앞줄의 민원인들이 (고개를 들었다) .
“아까 하린 씨한테 번호표나 뽑으라고 한 말은 (취소할게요) . 국내 학위 예외를 제가 (빠뜨렸어요) . 아디 씨, 잘못 안내해서 (죄송합니다) .”
아디 씨가 (놀라서) 손을 저었다. “ (아니에요) . (괜찮아요) . 저도 넷째 장, 안 읽었어요.”
백 주무관이 나를 돌아봤다. “이 건 (접수) 는 (같이) 해요. (앞으로) 국내 졸업생 변경 건은 하린 씨가 안내문부터 확인해 줘요. 그런 건 (우선순위) 를 (높여서) 봅시다.”
우리는 통합신청서를 함께 채웠다. 근무처 칸에 공장 이름을 적고, 직무 칸에는 (기계) 설계 (기술자) 라고 적었다. 한국어 능력을 묻는 칸에는 아디 씨가 (직접) 토픽 5급이라고 썼다. 필체가 단정했다.
백 주무관이 서류를 (받아) 접수 도장을 (찍었다) . 신청이 공식적으로 (접수된) (순간) 이었다. “심사가 (끝나면) (결과) 는 문자로 (알려) 드립니다. 출근은 (허가) 가 난 다음부터예요. 회사와 날짜 (조정) 만 해 두세요.”
아디 씨가 (서류철) 을 (가방) 에 넣으며 웃었다. “ (감사합니다) . 공장 (사람들) , 다 좋아요. (구내식당) 도 (맛있어요) . 성실하게 일할게요.”
“첫 출근 축하드려요. 설계 일 (잘) 하실 거예요.”
그는 고개를 (숙이고) 문 쪽으로 (걸어갔다) . 백 주무관은 다음 번호를 (불러) (업무) 를 재개했다. 나는 안내 데스크로 (돌아와) (번호표) (용지) 를 채웠다. 기계에서 다음 번호표가 나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