주제:토익 Part 7 항만 공지문
(새벽) 다섯 시 사십 분, 신항 3부두 운영팀 사무실 창밖은 (안개 낀) 회색이었다. (북동쪽) 에서 밀려온 안개 사이로 크레인 (불빛) 만 희미하게 (보였다) . 요즘은 기후가 바뀌어서 시월에도 안개 특보가 잦다.
오늘 내가 (담당하는) (화물) 은 나주 농업협동조합의 (배) 컨테이너 열 대다. 마르세유로 가는 한빛오션호에 실어야 하고, 선적 마감은 오후 두 시다. 올해 첫 (농작물) (수출이라) 농협 쪽 기대가 컸다.
운영팀 정민재, 서른둘. 선적 (서류) 와 게이트 (출입) 예약이 내 일이다. 트럭 배차는 현장 사무소 고만석 (반장님) (몫) 이다. 반장님은 현장 사무소에 속한 사람이고, 나는 (본사) 소속이다.
메일함에 항만공사 공지문이 와 있었다. 첫 (단락) 은 (북측) 진입 터널 이야기였다. (지진) 에 (대비한) 기반 시설 보강 (공사로) , 오늘부터 이 주 동안 (부분적인) 통제가 (시작된다) . 오전 여섯 시부터 오후 두 시까지 두 차로 중 한 차로만 연다.
둘째 단락은 (짧았다) . 안개 특보가 (내리면) 화물차는 남동쪽 대로를 (이용하고) , 3번 게이트에 삼십 분 (단위) 로 예약해 들어올 것을 권한다. (유감스럽게도) 공사 (구역) 앞에는 대기 (차량) 을 (세울) 수 없다고 (덧붙였다) .
나는 공지를 끝까지 읽는다. 팀장님은 (강박적인) (수준) 이라고 한다. 팀원들은 그냥 별난 버릇이라고 (놀린다) .
여섯 시, (현장) 사무소. 반장님은 커피를 들고 배차표를 (넘기고) 있었다. 반장님이 (계획한) 순서는 (단순했다) . 기사 열 명이 일곱 시에 터널을 지나 북쪽으로 한꺼번에 들어온다.
사무소 (우편함) 에는 (같은) 공지문 출력본이 뜯기지도 않은 채 꽂혀 있었다.
“반장님, 오늘 터널이 한 차로만 열린대요.”
반장님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. “ (공사) 공지는 한 달에 열 번은 와. 저 터널로 이십 년 (다녔어) . 사무실 사람이 현장을 알아?”
(옆에) 있던 (기사) 한 분이 (웃음) 을 억누르며 고개를 돌렸다. 현장에 널리 퍼진 말이 있다. 공사 공지는 늘 (실제) 보다 겁을 준다는 말이다. (이전) 공사 때도 공지와 달리 두 차로가 다 (열린) 날이 많았다고 했다.
나는 “ (알겠습니다) ” 하고 나왔다. (속으로는) 공지문 (둘째) 단락이 (계속) 걸렸다. 터널 앞에서 한 시간쯤 묶이는 건 충분히 (있을 법한) 일이었다.
(자리) 로 돌아와 예약 화면을 열었다. 3번 게이트는 아직 (비어 있었다) . 게이트에 (근접한) 대기 주차장도 오전 내내 자리가 남았다.
(맹목적으로) 공지를 (믿자는) 건 아니었다. (다만) 만약의 경우를 (생각하고) 있어야 했다. 나는 일곱 시 반부터 열한 시 반까지, 삼십 분마다 두 대씩 (칸) 을 잡아 두었다.
그리고 배차표의 기사님 열 명을 출발지별로 (분류했다) . 농협에서 같이 (출발한) 여섯 대, 휴게소에서 쉬고 오는 네 대. 지도 앱으로 열 대의 (위치) 도 (파악했다) .
(불길한) 예감은 일곱 시 십 분에 맞았다. 반장님 무전기가 울리기 (시작했다) . 터널 앞 (정체) 가 사 킬로미터였다. 무전기 너머로 경적이 (겹쳐) 들렸다.
“반장, (앞차) 범퍼만 보고 있어. 이대로면 (당연히) 마감 못 맞춰.” (지친) (목소리) 였다.
나는 현장 사무소로 가서 노트북을 반장님 앞에 (놓았다) . “3번 게이트에 일곱 시 반부터 두 대씩 (잡아 뒀어요) . 터널 입구 일 킬로미터 전에 (남동쪽) 으로 (빠지는) 길이 있어요.”
반장님은 (화면) 에서 (시선을) 돌리지 않았다. (한참 뒤에) 무전기를 (들었다) . “1번, 2번 차. 터널 들어가지 말고 (빠져) . 길은 정민재 씨가 불러 줄 거야.”
나는 무전기를 받아 천천히 (불렀다) . “‘신항 남측’ (이정표) 에서 오른쪽입니다. 보행자 통로를 지나면 (인도) 옆 (차로) 는 통근 (미니버스) 전용이라, 바깥 차로로 오세요.”
여덟 시 오 분, 첫 (트럭) 이 3번 (게이트) 에 섰다. 레이저 판독기가 (강철) (컨테이너) 의 번호를 읽었다. 게이트 직원이 (상냥한) 목소리로 냉장 온도를 불러 주었다.
(겉보기에는) (순조로웠다) . 아홉 시쯤 4번째 차 (기사님) 이 전화를 했다. 검역 증명서 (원본) 을 농협 사무실에 두고 왔다고 했다. 순서 하나가 밀리면 오후 선적이 다 (엉망이 된다) .
마르세유 수입상은 어제 (프랑스어) 로 된 메일까지 보냈다. 상자에 (흙) 이 묻으면 통관이 (막힌다) 고 했다. (유충) 이 한 마리라도 나오면 전량을 처분한다는 (조건) 도 있었다.
(마감) 날 아침의 (스트레스) 는 이럴 때 몰려온다. 나는 (바로) 농협 직원에게 전화했다. 증명서는 (오토바이) 로 삼십 분 만에 왔다. 게이트 앞 검역 (천막) 에서 직원이 상자 세 개를 열어 이물질이 없는지 (확인했다) .
열한 시 사십 분, 열 번째 트럭이 (들어왔다) . 공사 차량이 (모래) 를 실어 나르느라 터널 쪽은 여전히 (매연) 을 내뿜고 있었다.
(점심) 무렵 (반장님) 이 운영팀 사무실 문을 열었다. 우리 (팀장님) 과 팀원 셋이 모두 고개를 들었다.
“아까 한 말은 (취소할게) . 사무실 사람이 (현장) 을 모른다고 한 거.” 반장님은 (배차표) 를 내 책상에 내려놓았다. “공사 끝날 때까지 배차는 정민재 씨 (예약) 순서대로 하자. (좋아) ?”
“네. 내일 순서는 (오늘) 오후에 (같이) 봐요. 터널 쪽 차로가 (언제) 다 열리는지도 공사 사무소에 물어볼게요.”
(뒤에) (서 있던) 기사 한 분이 웃었다. “반장님이 사무실까지 (오는 거) , 이십 년 만에 처음 봐요.”
반장님은 (고개) 를 한 번 끄덕이고 (나갔다) . 팀장님은 아무 말 없이 (공지문) 출력본을 (꺼내) 게시판에 붙였다.
(오후) 한 시 반, (마지막으로) 선적 확인서가 들어왔다. 열 대 (모두) (배) 위에 있었다.
창밖은 어느새 안개가 걷혀 있었다. 주차장 (가장자리) (단풍나무) 아래로 게이트 초소의 (새끼 고양이) 가 걸어 나와, 햇볕 드는 자리에 (평화롭게) 앉았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