주제:토익 Part 7 (거래) 조건 (문의서)
“다음 달부터 호주 (거래처) 는 한지수 씨도 같이 (봐요) .”
(월요일) 아침 (회의) 에서 팀장님이 그렇게 말하자, 오 과장님이 (웃으면서) 손을 저었다.
“같이 보긴 뭘 봐요. 영업 (지원) 이잖아. 지수 씨는 (숫자) 만 맞춰 놔요. (조건) 은 내가 정할게.”
회의실이 (잠깐) (조용해졌다) . 나는 노트에 ‘숫자만’이라고 적고 고개를 (끄덕였다) .
나는 스물여덟, 무역회사 (해외) 영업팀의 영업지원이다. 수습 기간이 끝난 지 벌써 4년이 됐다. (주문서) 부터 (선적) (서류) , 송장까지 우리 팀 서류는 (전부) 내 (손) 을 거친다. 그래도 협상 자리에 앉아 본 적은 없다.
우리 (회사) 는 회의실 (자리) 에도 지위가 보인다. 과장 이상은 (창가) 쪽, 나는 문 옆이다. (업무 안내서) 에도 영업지원은 (견적서) 를 작성한다고만 나와 있다.
오 과장님은 발표를 (잘한다) . 바이어 앞에서 웃는 법도 안다. (전임) 부장님이 (은퇴한) 뒤로 호주 거래는 거의 과장님 혼자 (끌어왔다) . 호주 진출 3년째, 올해는 주문이 (급증해서) 서류가 (두 배로) 늘었다. 다만 과장님은 서류를 (끝까지) 읽는 사람이 아니다.
옆자리 (동료) 민재 씨가 (메신저) 로 말을 걸었다. 나랑 (또래) 인데 (입사) 는 1년 늦다. “ (신경 쓰지 마요) . 과장님 원래 저래요.” 괜찮다고 (답했다) . 진짜 괜찮았다. 할 일이 많았으니까.
열 시쯤 호주 (할인점) 체인에서 (팩스) 가 들어왔다. 그쪽 구매 담당은 아직도 (중요한) 서류는 팩스로 보낸다. (제목) 은 짧게 ‘가격 문의’였다. 오 과장님은 첫 줄만 (읽고) 종이를 내 책상에 내려놓았다.
“ (고무) 장갑 3천 다스, (다음) (달) 선적. 15퍼센트 할인해 달래요.”
과장님은 손가락으로 숫자를 (톡톡 쳤다) . “ (경쟁사) 가 10퍼센트 줬다니까 12에서 끊자. 판매자가 (구매자) 비위 맞추는 거지 뭐. 네 시 화상 회의 전까지 (견적서) 뽑아 줘요.”
신입 교육 때 (강사) 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. 서류는 마지막 (줄) 까지 읽으라고. 나는 견적서를 (열기) 전에 팩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.
첫 단락은 (가격) 이야기였다. 그런데 (중간) 에 한 줄이 끼어 있었다. 지난달 받은 화물이 아직 (창고) 에 남아 있고, 그중 일부에 (결함) 이 있어 환불 (절차) 를 밟는 중이라는 것이다.
(둘째) 단락은 (배송) 이야기였다. (수취인) 이 시드니와 멜버른 두 곳으로 나뉘어 있었고, 멜버른 매장은 (현지) 대리인이 받는다고 했다. (제품) 안내책자를 다시 보내 달라는 (부탁) 도 있었다. 맨 끝에는 앞으로 정기적인 주문을 (검토) 하고 있다는 문장이 조용히 붙어 있었다.
할인 얘기는 크게 썼지만, (진짜) 하고 싶은 (말) 은 간접적으로 돌려 놓은 셈이었다. 이 사람들이 원하는 건 (싼) (장갑) 이 아니었다. 이번 주문이 창고 재고와 중복되지 않는 것, 그리고 불량이 (다시) 나오지 않는다는 (보장) 이었다.
창고 재고를 품목별로 분류해 둔 (표) 와 지난달 송장 두 장을 나란히 놓았다. 시드니 매장 주문을 (본사) 와 (지점) 이 따로 넣어서 800다스가 겹쳐 있었다. 그쪽도 (아직) 모르는 숫자였다.
(공장) 연락 담당자에게 (전화를 걸었더니) (품질 관리자) 를 바꿔 줬다. “그 라인은 작년에 현대화하면서 금형을 새로 바꿨어요. (투자) 를 꽤 했죠.” 옆에 있던 (기술자) 가 받아서, 불량률이 0.3퍼센트로 내려갔고 (생산성) 도 올랐다고 덧붙였다. 선적 (일정) 은 그 자리에서 공장과 다시 (조정했다) .
나는 견적서 대신 한 장짜리 초안을 썼다. 할인은 5퍼센트. 대신 겹친 800다스를 이번 물량에서 빼고, 두 매장 주문을 하나로 (통합해) (배) 를 두 항구로 (나눠) 보낸다. (견본) 백 켤레는 (증정품) 으로 같은 배에 싣는다.
결함이 확인되면 환불을 (기다리지) 않고 다음 선적에서 바로 (교체한다) . 분기마다 주문해 준다면 단가는 1년 동안 (묶어 둔다) . 대신 우리 쪽은 납기에 (유연성) 이 생긴다. 이 조건의 단점은 (이익) 이 이번에 조금 (준다는) 것이었다.
한 번에 이익을 (극대화하는) 것보다, 양쪽에 공정한 조건으로 (오래 가는)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. (초안) 맨 아래에 이 조건을 추천한다고 한 줄 적었다. (안내책자) 는 점심 전에 (소포) 로 먼저 부쳤다.
초안을 (내밀자) 과장님은 훑어보지도 않고 (파일철) 에 (끼웠다) . “12퍼센트로 가요. 과도한 (할인) 이 문제면 내가 알아서 해.”
네 시, 화면 너머의 그레이엄 씨는 (작은 가게 주인) 으로 시작해 지금은 (판매업자) 수십 곳에 물건을 대는 (사업가) 였다. 과장님이 12퍼센트를 먼저 (꺼내자) ,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.
“할인보다 먼저 (묻고) 싶은 게 있어요. 지난달 물량이 우리 쪽에서 (두 번) 들어간 건 혹시 (확인하셨나요) ?”
과장님이 입을 (다물었다) . 나는 파일철에서 초안을 빼서 과장님 앞으로 (밀었다) .
과장님은 잠깐 (망설이다가) 내 초안을 그대로 읽었다. 그레이엄 씨는 끝까지 (듣고) (메모) 를 했다. “우리가 (바란) 건 거래의 연속성이에요. 이 조건이면 내부 (승인) 올릴 수 있겠네요.” 그는 화면 너머로 (악수) 하듯 손을 들어 보였다.
통화가 끝나자 과장님은 아무 (말 없이) 자리로 (돌아갔다) . 민재 씨가 내 쪽을 보며 입 모양으로 ‘대박’이라고 했다.
삼십 분 (뒤) , 과장님이 내 초안을 (출력해서) (들고 왔다) . 팀장님도 자리에 있었다.
“800 (다스) 는 어떻게 (찾았어요) ?”
나는 분류표와 송장 두 장을 다시 펼쳤다. 주문 번호와 (날짜) 를 손으로 짚어 가며 (설명하자) , 과장님은 한참 종이를 (들여다봤다) .
그리고 허리를 펴더니, (팀) (사람들이) 다 들리게 말했다.
“아침에 한 (말) 은 (취소할게요) . 능력 (문제) 가 아니라 내가 안 읽은 거였어요. 호주 건 조건은 (앞으로) 지수 씨가 쓰죠. 나는 옆에서 협상만 (거들게) .”
팀장님이 고개를 끄덕였다. (새) 조건은 다음 달 선적부터 (시행) 하기로 했다.
나는 아침에 노트에 적어 둔 ‘숫자만’ (옆) 에, (작은) 글씨로 ‘조건도’라고 적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