주제:토익 Part 4 공항 (안내) 방송
화요일 (저녁) 일곱 시, 국제교류처 삼 층 (강의실) 에서 교환학생 준비반이 처음 열렸다. (졸업) 토익반과 (같이) 운영되는 반이라 앞줄은 사 학년 선배들 (차지였다) . 나는 창가 뒷줄에 (앉았다) .
문 선생님은 출석부를 덮고 편하게 물었다. "다들 (목적지) 는 정했죠? 오늘은 (지원서) (묶음) 을 같이 볼 거예요." 나는 (가방) 속 (서류) 봉투를 만지작거렸다.
(그때) (뒷문) 이 열렸다. (긴) 머리를 하나로 묶은 여학생이 숨을 고르며 고개를 숙였다. "죄송해요. 버스가, (고속도로) 에서, 많이 (막혀요) ."
선생님은 웃으며 내 (옆자리) 를 가리켰다. "첫날 첫 (지각자) 네요. 저기 앉아요." 그녀가 가방을 내려놓자 (명찰) 이 보였다. 야스민.
야스민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(온) 교환학생이다. 우리 학교에서 두 번째 (학기) 를 (보내는) 중이고, (전공) 수업은 주로 영어로 듣는다고 했다. 여름 인턴에 (지원하려면) 토익 점수가 (필요하다는) 것이다.
첫 시간은 파트 4 듣기였다. 첫 문제는 (기내 방송) 이었다. (난기류) 때문에 기체가 흔들리니 좌석으로 (돌아가) 달라는 내용이었다. 방송은 안전띠를 매라는 말로 (끝났다) .
두 번째는 공항 철도 안내였다. 제2 (터미널) 로 가는 열차가 이십 분 (늦어진다고) 했다. (선로) 점검 때문이었다. (바뀐) (승강장) 번호는 마지막에 한 번만 나왔다.
나는 그 번호를 (놓쳤다) . 야스민은 연필 끝으로 (선택지) 하나를 (가볍게) 짚었다. 정답이었다. "이 방송, 저 알아요. 인천에서, 진짜로 (들었어요) ."
선생님이 십 분 (휴식) 을 줬다. 야스민은 한국에 오던 날 (이야기) 를 해 줬다. 카이로에서 탄 (비행기) 가 한 시간 내내 흔들렸다고 했다. 창밖은 온통 바다였다고.
" (악몽) 이었어요. 열한 시간, 견디기, 힘들어요." 그녀가 (의자) (손잡이) 를 꽉 붙잡는 시늉을 했다. 나는 (웃음) 을 억누르느라 (입술) 을 깨물었다.
(휴대폰) 사진 속 그녀는 (낙타) 옆에 서 있었다. 고등학교 때 (사막) 으로 간 (소풍) 이라고 했다. 알렉산드리아에서 (남서쪽) 으로 세 시간쯤 간 곳이다. "어릴 때, 꿈은 탐험가였어요."
(어머니) 는 (통역사) 라고 했다. 이탈리아어와 아랍어를 (오가며) (일한다) . 그래서 야스민도 이탈리아어 (인사) 정도는 할 줄 안다고 했다.
창밖 (대로) 에는 퇴근길 (자동차) 가 길게 서 있었다. 그 사이로 오토바이 한 대가 (빠져나갔다) . 등에는 배달 상자를 메고 있었다. 건너편 (초고층 건물) 꼭대기에서는 공사장 기중기가 천천히 돌았다.
(다음) 시간에 (선생님) 은 화면을 지원서 (양식) 으로 (전환했다) . 첫 (장) 은 지원서, 둘째 장은 학업계획서, 셋째 장은 비자 (안내문) 이었다. 선생님이 학업계획서를 손가락으로 (두드렸다) . "선발에서는 이게 제일 주요한 서류예요."
비자 안내문은 (짧았다) . (학생) 비자는 합격 (연락) 을 받은 뒤에 신청해야 한다. 신청서에는 (기숙사) 의 (예약) 확인서를 같이 낸다.
그 아래에 작은 (글씨) 가 이어졌다. (모텔) 이나 단기 (숙소) 는 숙소로 인정되지 않는다. (출국) 날짜가 학기 시작보다 지나치게 (이르면) 입국이 거절될 수도 있다.
내 학업계획서는 이미 반 장쯤 채워져 있었다. 1 (지망) 은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이다. 첫 줄은 (지중해) 를 직접 보고 싶다는 말로 (시작했다) . 쓸 때는 (설렘) 이 가득했는데, 다시 읽으니 다소 비어 보였다.
야스민이 번역기를 (켜고) 내 (종이) 를 천천히 읽었다. 그러더니 고개를 저었다. 나는 잠깐 오해했다. 글씨가 작아서 번역기가 못 읽는다는 뜻이었다.
내가 (소리 내어) 읽어 주자, 그녀가 (물었다) . "지우 씨. (왜) , 이탈리아예요?" "바다가 (좋아서요) ." (말하고 나니) 조금 (민망했다) . 야스민이 (웃었다) . "저도, 바다 사람이에요."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지중해 (출신) (앞에서) 지중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.
"처음에는 저도, 열 줄 (썼어요) . 문화, (경험) , (친구) ." 야스민이 손가락을 하나씩 (접었다) . 그러고는 내 (노트) 에 네모 세 개를 그렸다. (첫) 칸에 '과목', 둘째 칸에 '이유', 셋째 칸에 '돌아와서'라고 또박또박 적었다.
"하나씩만. (특정한) (과목) , 하나." 나는 볼로냐 대학 경제학부의 과목 (목록) 을 열었다. 목록의 (일부분) 만 영어로 되어 있었다. (이론적인) 과목들을 지나자 '관광 (통계) '라는 과목이 눈에 들어왔다.
스크롤하던 손이 (멈췄다) . (바로) (아래) 에는 관광 윤리도 있었지만, 한 과목만 (고르기로) 했다. 첫 칸이 채워졌다.
둘째 (칸) 에서 나는 부모님 이야기를 했다. 부모님은 제주에서 (작은) 민박을 한다. 해마다 (여행자) 수가 크게 바뀌는데, 그 이유를 숫자로 따져 본 적은 없었다.
"제주도, 섬이에요?" "네. (작은 섬) 은 아니고요." 야스민이 (고개) 를 (끄덕였다) . 알렉산드리아도 여름에는 (사람) 이 (넘치고) 겨울에는 (텅 빈다고) 했다. "그러니까 (계절) 이 요인이네요." 내가 말하자 그녀가 노트에 그 단어를 (받아 적었다) .
(셋째) 칸에는 졸업 논문을 적었다. 볼로냐에서 (배운) 방법으로 제주 숫자를 (분석하면) , 논문에 인용할 (자료) 도 생긴다. 지나가던 선생님이 노트를 내려다봤다. "이제 논리가 보이네요. (핵심) 이 한 줄로 (읽혀요) ."
세 칸은 생각보다 효과적이었다. 반 장을 (채웠던) 첫 (문단) 은 (완전히) 지웠다. 비어 보이던 이유를 그제야 (이해했다) . 내가 쓰고 싶은 말만 있고, 거기서 할 (일) 이 없었던 것이다.
"예를 들어, 제 거는요." 야스민이 (자기) 학업계획서를 (보여 줬다) . 일 년 전 카이로에서 쓴 것이다. 첫 칸에는 '한국 물류'라는 과목이 있었다. 그녀가 지금 (듣는) 전공 수업이다.
(수업) 이 끝나고, 나는 지원서 봉투에 학업계획서를 (다시) 넣었다. 야스민이 내 노트 (귀퉁이) 에 무언가를 적었다.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는 글씨였다. "지우. (아랍어) 로."
나는 그 아래에 한글로 '야스민'이라고 적는다. 그녀가 두 (이름) 을 번갈아 보더니 (휴대폰) 으로 사진을 찍는다. 창밖의 (거대한) (기중기) 는 (아직도) 천천히 돌고 있다.